아주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이들은 다른 사람의 피를 수혈 받아 젊음을 유지하거나 되찾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집트의 파라오는 노화를 방지하고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피로 목욕을 했고,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귀족들이 전사한 검투사들의 피를 마셨습니다.
제213대 교황인 인노첸시오 8세는 병세가 약해지자 소년들의 피를 뽑아 마셨는데요. 결국 목숨을 잃었다고 하죠.



치료 목적으로 수혈을 시작하다

그렇다면 수혈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이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스페인이 잉카 제국을 침략했던 16세기에 이미 잉카인은 환자에게 수혈을 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고 합니다.
최초의 수혈 실험은1665년 내과의사 리차드 로워가 옥스퍼드 대학에서 2마리의 개를 가지고 한쪽 개의 목에 있는 목동맥(경동맥)을 다른 개의 목정맥과 구멍이 난 깃털로 연결 후 수혈을 시도한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당시 의사들이 피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는데요.
이후 1667년 프랑스 로이 14세 주치의인 장 바티스트 드니는 동물의 피를 사람에게 수혈합니다. 이는 피가 용혈(적혈구의 세포막이 파괴되어 그 안의 헤모글로빈이 혈구 밖으로 나오는 현상)되어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실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온순한 동물에게는 온순한 기운이 담겨있다고 믿었고, 어린 송아지의 순한 피로 사람을 다스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새끼 양의 동맥피를 빈혈이 심한 16세 소년의 정맥 주사에 성공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이와 비슷한 시기에 영국 런던에서 거리 불황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동물과 인간사이의 실험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였고, 대부분 환자가 사망하자 결국 17세기 이후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수혈을 금지합니다.

그러나 150년간 금지되었던 수혈이 다시 시작되죠.
1818년, 영국의 산부인과 의사 제임스 브룬텔은 죽어가는 위암 환자에게 혈액 400cc 주입하였습니다. 환자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었으나, 56시간 후 사망했습니다. 그러나 제임스는 이 후에도 분만 후 출혈이 심한 산모의 치료에 수혈을 사용하는 등 다방면으로 시도를 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수혈치료가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19세기 초 여러 산부인과 의사들이 분만으로 인한 산과출혈 사망을 막기 위해 수혈을 적극 도입합니다.
1870년 발발한 보불전쟁(프랑스와 프로이센의 전쟁)에서도 군의관이 부상병에게 스스로 수혈하거나, 공여자의 동맥과 환자의 정맥을 연결하는 수혈 요법이 자주 시행되었는데요. 이때까지도 여전히 혈액형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다양한 합병증의 원인을 알 수 없어 고난을 겪어야 했죠.

인간의 혈액형을 발견하다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는 혈액형의 시작은 20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인 카를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혈청학을 연구하던 중 한 사람의 혈청이 다른 사람의 혈청에 가해지면 적혈구가 뭉쳐서 크거나 작은 덩어리를 이루는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이것을 계기로 1901년, 각각의 응집력에 따라 사람의 혈액형을 세 형태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발표하고, 그로부터 1년 뒤인 1902년 폰 드카스텔로 박사와 스털리 박사가 또 다른 혈액형을 추가하면서 오늘날의 4가지 혈액형이 발견됩니다.
17세기부터 시작되었던 수혈은 수혈하는 사람과 환자의 혈액형이 일치하지 않을경우 피가 딱딱하게 굳는 부작용이 생겨났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었죠. 하지만 란트슈타이너 박사 덕분에 수혈하기 전 혈액형을 대조할 수 있었고,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수혈을 통해 많은 목숨을 구하게 됩니다.

ABO식 혈액형을 발견하게 된 란트슈타이너 박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1940년 또 다른 혈액형 관련인자인 Rh 인자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는 혈액에서 발생하는 면역 반응 기전과 면역을 담당하는 인자들의 화학적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은 공로로 인간의 혈액형을 밝혀낸 카를 란트슈타이너 교수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답니다.

혈액형의 원리

각 혈액형은 멘델의 법칙에 따라 유전됩니다.
혈액형의 우열관계는 A, B가 우성, O가 열성이며 A와 B 사이에는 우열 관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A와 B가 부모로부터 유전될 경우 AB형이 됩니다.
부모가 A, B 또는 AB형을 갖고 있지 않다면 자녀들이 이 혈액형을 가질 가능성이 전혀 없는 반면 열성인 O형은 부모가 어떤 혈액형을 가지고 있어도 생길 수 있죠. 만약 양쪽 부모가 모두 O형이면 자녀들은 누구도 A, B, AB형이 될 수 없으며 오로지 O형만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 중 한 사람이 AB형이고 다른 한 사람이 O형이라면 멘델의 분리의 법칙에 따라 AB는 분리되어 각각의 자녀에게 나누어져 나타나게 됩니다. 만약 아이가 A구조 (A 또는 AB)를 갖고 있다면 적어도 부모 중 한 사람은 A구조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즉 부모 중 한 사람이 A형이나 AB형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자녀가 AB형이면 부모 중 한 사람이 A형이고 한 사람은 B형이든지 한 사람이 AB형이고 다른 한 사람이 A형 또는 B형이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둘 다 AB형이어야 합니다. 부계 성립과 관련한 문제에 혈액형을 적용할 수 있는 이유는 이와 같이 혈액형이 유전되는 원리에 근거한 것입니다.

 

내용 출처
뉴스G, 피의 역사 ‘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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