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티로폼이 자연 분해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까요?
플라스틱은 불과 150년 전까지만해도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물질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마 무시한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등에 둘러싸여 끝나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인간이 쓰고 버린 800만t 이상의 플라스틱이 매년 바다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오염된 바다의 생태계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최소 8조 6,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매립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새로운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데요. 최근 과학자들이 미생물을 활용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스티로폼을 먹어 치우는 벌레 ‘밀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썩지 않기 때문에 토양과 하수의 오염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처리 방법이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게도 소각 혹은 매립을 통해 스티로폼을 처리해왔는데요.
지난 2015년, 중국 베이항대학교와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합니다.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거저리과의 곤충, 밀웜의 소화기관에 있는 슈퍼 박테리아가 폴리스티렌 성분을 분해해 유기물질로 바꿔주고, 나머지는 이산화탄소로 배출한다는 겁니다.
그 동안 슈퍼 박테리아가 밀웜 장내에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정확한 역할에 대해 파악이 힘들었는데요. 중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다양한 조사를 통해 박테리아가 강력한 분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아내게 됩니다.
또한 밀웜의 배설물은 작물 재배용 비료로 쓰일 만큼 안전성 측면에서도 문제 없었습니다. 재현성 실험을 통해 장기간 스티로폼을 설취한 밀웜들이, 일반 먹이를 먹은 집단과 비교해도 똑같은 건강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죠.

중국 하이난성의 싼야과학기술연구소는 밀웜이 스티로폼만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밭고랑을 덮고 있는 비닐도 솜뭉치처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밀웜에게 직접 플라스틱을 먹이는 대신 소화기관에 있는 박테리아 성분을 추출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2015년 시작된 연구는 현재 각국에서 상용화가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 역시 일부 농업벤처가 밀웜을 통한 스티로폼 분해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량 분해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밀웜이 스티로폼을 소화하는 속도가 너무 느려 실생활에 쓰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500마리를 풀어놓더라도 한 달간 스티로폼 2g밖에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꾸준한 연구가 필요한 것이 현 실정입니다.

꿀벌 해충이 플라스틱을 분해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팀이(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 사업과 농촌진흥청 우장춘프로젝트 지원) 수행한 이번 연구는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셀 리포트 (Cell Reports, IF 8.03) 2월 26일 자(한국 시각 2월 27일) 온라인 판에 함께 게재되기도 했는데요.
*논문명 : The Galleria mellonella hologenome supports microbiota-independent metabolism of long-chain hydrocarbon beeswax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미생물에 의한 플라스틱 이외에, 곤충의 효소에 의해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했는데요. 이는 플라스틱 오염문제의 새로운 해결책과 미세 플라스틱을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을 새로운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죠.

꿀벌부채명나방은 병원성 세균의 동물 모델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람체온에서 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처럼 37도에서도 잘 자라고, 1-2일 내에 증상을 보이며, 초파리나 예쁜꼬마선충 같이 너무 작지도 않아서 직접 원하는 부위에 병원균 접종이 가능합니다.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대량 약물 스크리닝이 가능하며, 항생제내성 세균인 슈퍼박테리아 연구에 중요한 동물 모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쥐에 대한 실험 결과와 연관성이 높다 보니 쥐와 같은 소형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대체 방안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죠.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국내에서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슈퍼박테리아를 대상으로 항생제의 복합체가 기존의 폴리믹신 항생제의 문제가 되는 신장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기존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꿀벌부채명나방 모델을 통해 연구를 하던 중 꿀벌부채명나방이 벌집을 먹이로 삼는다는 점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나방이 평소 먹이로 삼는 벌집을 구성하는 왁스가 플라스틱의 주성분인 ‘폴리에틸렌’과 비슷했는데요.  뒤이어 꿀벌부채명나방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왁스와 플라스틱을 먹였을 때 곤충장내에서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분석해냈습니다.
그 결과 왁스와 플라스틱을 분해할 때 만들어지는 다량의 효소(에스터라아제, 라이페이즈, 시토크롬 P450)를 새롭게 찾을 수 있었죠.

이처럼 꿀벌부채명나방 유래 효소를 발굴해 대량 배양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내용 출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꿀벌해충에서 플라스틱 분해 실마리 찾다
KISTI, 스티로폼 오염 문제의 답, 애벌레에게서 찾는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www.gettyimagesbank.com)